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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디어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코쿠리코 언덕에서

by Dreamer230312 2023. 2. 27.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다음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TMI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잡지 연재만화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지브리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참고로, 첫 번째 작품은 <귀를 기울이면>입니다. 2011년 작인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동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각본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니와 케이코가 담당했습니다. 코쿠리코(coquelicot)는 프랑스 어로 '개양귀비'를 뜻하며, 미국 영국 등의 서구권에서는 한국 전쟁을 기리는 꽃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

일본 요코하마의 하숙집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16세 소녀 우미는 코난 고등학교 2학년 생으로 매일 아침이 되면 바다를 향해 안전한 항해의 깃발을 올립니다. 우미는 같은 학교 선배인 3학년 카자마 슌에게 점점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때마침 도쿄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우미의 학교의 동아리 건물인 '카르티에라탱'의 재건축을 둘러싸고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리게 됩니다.  우미와 슌은 카르티에라탱의 재건축을 반대하는 쪽으로, 학생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강당에서 토론회를 엽니다. 학생들은 카르티에라탱의 재건축 찬성률이 80%에 달하여 재건축을 하자고 선포하고, 이에 재건축을 반대하는 파는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민주주의의 결정 대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강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학생회장이 노래를 부르자 학생들은 이 노래 하나로 하나가 됩니다.

출처: 다음영화

 

 우미와 슌은 재건축을 반대하기 위해 카르티에라탱을 청소하기 시작합니다. 여러 학생들의 참여 덕에 묵은 먼지와 쓰레기를 털어낸 동아리 건물은 새롭게 재탄생되었지만, 학교 이사장의 허락 없이는 재건축 진행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편, 우미의 집에 초대를 받은 슌은 자신의 아버지와 우미의 아버지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순간부터 우미를 대할 때 선을 긋습니다. 우미는 슌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카르티에라탱의 재건축을 막기 위해 학생들은 코난 고등학교의 이사장 도쿠마루를 찾아가고, 우미의 아버지의 사연을 듣게 된 이사장은 흔쾌히 학교 방문을 하게 됩니다. 학교를 방문하여 카르티에라탱을 방문한 이사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동아리 건물을 다른 곳에다 신축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러한 이사장의 결정에 학생들은 환호합니다.

 

 

 때마침 미국에서 돌아온 우미의 어머니에게 우미는 카자마 슌이 진짜 자신의 배다른 오빠인지를 묻습니다. 우미의 어머니는 사실은 카자마 슌이 아버지의 절친인 타치바나 히로시의 아들이며, 자신들이 키우려고 호적에 올렸다가 뱃속의 우미 때문에 포기하고, 카자마 아키오에게 맡겨 자란 것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우미와 슌은 아버지의 절친이자, 큰 배의 선장인 오노데라 요시노를 만나게 되고, 죽마고우의 자식들이 잘 자라주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둘은 자신들이 남매 사이가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우미는 그 후에도 매일 수많은 배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깃발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의 배경

 영화의 시대배경은 1963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시점이자 한국 전쟁이 끝난 지 10년이 흐른 때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패전 직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입니다. 196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의 사회참여 의식이 높았던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우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시 물자를 나르는 수송선의 선원이었다가 기뢰에 폭침당한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우미의 아버지의 사망사건은 1950년 발생한 LST 센잔마루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LST에 대한 문제는 일본 내에서도 민감한 문제로 취급되어, 개봉 당시 NHK에서 이에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했으나, 자민당의 압박에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총평

저는 무엇보다 영화 속 카자마 슌이 강당에서 했던 발언이 했던 기억에 남습니다. 오래되었다고 없앤다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버리는 것이며, 새로운 것에 매달려 역사를 무시하는 것에 어떤 미래가 있는지 학생들에게 되물었던 카자마 슌은 마치 현재 역사를 잊고 미래로만 나아가려고 하는 일본의 현재 상황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잔잔한 첫사랑의 영화로 홍보되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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