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붉은 돼지>의 TMI
<붉은 돼지>는 미야자키 하야오 제작, 감독의 1992년도 작품입니다. 음악감독은 히사이시 조, 국내에는 2003년 개봉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돼지'로 번역되었지만, 일본어 원제로는 빨강보다는 선홍색에 가까운 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은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색이면서도, 이탈리아 파시즘에 대항한 공산주의자들의 색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타고 다니는 비행기의 색도 붉은색을 나타내면서 이 붉은색은 여러 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
주인공 포르코는 비행하는 돼지입니다. 그는 아드리아 해의 외딴 무인도에 홀로 살면서 공적(空賊)들을 소탕하고 받는 현상금으로 살아갑니다. 1차 세계 대전 때에 왕실 공군 소속이었으나, 그는 전쟁으로 동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이후에 자의적인지 타의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돼지로 변해버렸습니다. 돼지로 변했음에도 사람들을 그를 멋진 돼지라고 부르며 칭송했습니다. 그에게는 술집 주인인 오랜 친구 지나가 있었는데, 지나도 마음속으로는 포르코를 흠모합니다. 항상 포르코에게 당하기만 하던 공적 맘마 유토단은 그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여기에 미국인 커티스도 가담합니다.
어느 날 포르코가 비행기를 고치러 가는 도중 커티스가 나타나 그의 비행기를 공격하고, 그 때문에 포르코의 비행기는 산산 조각이 납니다. 포르코는 비행기를 밀라노에 있는 오랜 거래처 피콜로 정비소에 맡깁니다. 피콜로는 자신의 손녀 피오에게 비행기 수리를 맡길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포르코는 자신의 비행기를 여자인 데다, 어린 피오가 수리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다음 날 마르코는 피오가 생각보다 비행기에 깊은 조예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리를 맡겨보기로 결정합니다.
그의 비행기가 수리되는 동안, 포르코는 그의 옛 동료 페라린 소령을 만납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공군에 돌아와서 나라에 헌신하라고 조언하지만, 포르코는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로 사는 게 낫다며 거절합니다. 페라린은 포르코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며 몸조심하라고 일러줍니다.
돌아오는 길에 포르코는 뒤에 미행이 따라 붙은 것을 감지하고, 그들을 따돌리며 격납고로 옵니다. 포르코는 완성된 비행기의 시운전을 피오와 함께 하게 되고, 잔금을 받기 위해 그의 무인도로 갑니다. 무인도로 가자 그를 노리던 맘마 유토단이 그를 덮치고, 피오는 파일럿의 명예를 지키라고 그들을 선동합니다. 이에 맘마 유토단은 감동을 받고, 커티스가 나타나 포르코와의 결투를 신청합니다. 포르코가 결투에서 지면 피오는 커티스와 결혼을 하게 되고, 이기면 비행기 수리 잔금을 커티스가 대납하는 조건을 피오가 수락하게 됩니다.
결전의 날, 커티스는 포르코의 비행기를 공격하지만, 포르코는 그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커티스의 총알이 떨어지고 포르코는 그를 공격하려고 하지만, 때마침 고장 난 기관총 때문에 둘은 비행기를 내버려 두고 몸싸움을 하기 시작합니다. 커티스는 지나가 그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포르코는 허황된 이야기라며 무시합니다. 결국, 포르코가 승리하고 커티스는 그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때마침 도착한 지나는 공군이 공적들을 체포하러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사람들은 빠르게 흩어집니다. 피오는 수리 잔금을 받고 밀라노로 돌아오고, 포르코의 친구 지나와 절친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돼지가 된 이유
영화의 지리적 배경은 이탈리아이며 시대적 배경은 무솔리니가 이탈리아를 지배했던 1920년대 후반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는 영화 속에서 포르코가 피콜로 정비소에 지불한 돈에 나타난 무솔리니의 초상화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인 포르코가 돼지가 된 이유는 자세하게 나오진 않지만, 1차 세계대전에서 자신을 뺀 모든 동료를 잃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쟁은 인간들이나 하는 일로 치부해 버리는 대사로 미루어 볼 때, 전쟁에 대한 회의감으로 스스로 돼지가 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맺음말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다분히 비행기와 유럽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이들에게 어필하기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포르코는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고 파시즘을 반대하는 낭만주이적이며 인간적인 돼지로 등장합니다. 이런 주인공의 캐릭터 때문인지 영화는 마니아들을 많이 생성해 냈습니다. 낭만적이며,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돼지의 영화 <붉은 돼지>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브리 스튜디오 1호작-천공의 성 라퓨타 (0) | 2023.02.24 |
---|---|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0) | 2023.02.23 |
지브리 스튜디오 최신작- 가구야 공주 이야기 (0) | 2023.02.21 |
지브리 인어공주-벼랑 위의 포뇨 (0) | 2023.02.21 |
소인과 인간의 교감영화-마루 밑 아리에티 (0) | 2023.02.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