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461개의 도시락>의 TMI
<461개의 도시락>은 2021년 개봉작으로 와타나베 토시미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아빠 역엔 V6 멤버 중 한 명인 이노하라 요시히코가, 주인공은 아이돌 '나니와단시'의 멤버인 미치에다 슌스케가 맡았습니다. 둘 다 가수 출신의 배우여서 그런지 주인공들이 노래를 부르는 씬에서 크게 위화감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줄거리(결말 포함)
주인공 코우키의 부모님은 그가 15세 때 이혼을 하게 되고, 고등학교를 유급을 하게 됩니다. 엄마는 자신 때문에 코우키가 고등학교에 떨어졌다고 자책하고, 코우키는 마음을 다시 잡고 뒤늦게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아빠인 카즈키는 또래보다 늦게 학교에 들어간 코우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매일 도시락을 싸 주기로 약속을 합니다. 카즈키는 뮤지션인 본업을 하면서도 아침마다 아들의 도시락을 정성스레 싸고 코우키는 아빠가 싸준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면서 하루하루 힘을 냅니다. 코우키의 도시락을 본 친구들은 그의 도시락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도시락은 코우키가 친구를 사귀게 되는 매개체가 됩니다.
한편, 아들의 도시락을 싸주면서 요리의 기쁨을 느끼게 된 카즈키는 매일 정성스레 싼 도시락 사진을 SNS에 사진을 올리고, 회의 중에도 도시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카즈키가 싼 도시락의 콩 냄새로 인해 코우키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코우키는 아빠에게 도시락으로 인해 곤란해졌다고 항의합니다. 카즈미는 아들의 항의에 대해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대응합니다.
카즈키는 점점 도시락 만들기에 지배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요리도구를 사거나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는 것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자신이 방문한 술집의 주방장의 계란말이 비법을 물어보면서 값비싼 동으로 된 계란말이용 프라이팬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어느새 고3이 된 코우키는 나날이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친구들이 주말에 함께 놀러 가자고 하는 말에 코우키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화를 내고, 급기야 학교를 결석하고 엄마를 찾아갑니다.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 마음이 한결 누그러진 코우키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고3의 마지막 등교날, 카즈키는 대망의 마지막 3단 도시락을 준비하고 코우키와 친구들은 두근거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도시락 뚜껑을 엽니다. 친구들은 카즈키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사이좋게 도시락을 나눠 먹습니다. 아빠의 도시락을 먹던 코우키는 그동안 자신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했던 아빠의 정성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코우키는 아빠에게 그 동안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영화는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영화 속 도시락의 미학
요리에 문외한이었던 주인공의 아버지 카즈키는 도시락을 싸면서 점점 성장해 나갑니다. 동시에 도시락도 점점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쓰기 편한 요리도구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식당에서 주방장에게 계란말이의 비법을 묻고 동으로 된 계란말이판을 구입합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마치 성장하는 주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요리는 하면 할수록 점점 자연스레 조리도구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은 가격이 좀 나가더라도 비싼 조리도구를 구입하게 되는 수순을 밟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속 카즈키가 만들어 내는 도시락을 보면서 일본인의 '도시락의 미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알록달록한 색상과 영양을 고려한 그의 도시락은 확실히 우리의 도시락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도시락이 기본적으로 너무 작고, 밥의 양도 고등학생이 먹기엔 너무나도 부족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도시락의 특징은 국과 밥 그리고 반찬의 대부분에서 마늘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식사 후 양치를 하지 않으면 마늘의 향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일본의 도시락은 간장과 소금 베이스로 하여 향신료의 향이 좀 덜 한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중에 아이들 도시락을 싸줄 때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총평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을 주면서 큰 임팩트는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카즈키가 만드는 도시락은 보는 즐거움과 맛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아빠가 3년 내내 정성스레 싸주는 도시락과 그 도시락을 통해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되는 아들의 가족 휴먼 스토리가 담긴 <461개의 도시락>은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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